친구 ~~

슝아천도

2025.06.28 추천 0 조회수 5 댓글 0

바람 불어 스산한 날 


나의 친한 친구야 
바람 불어 이렇게 스산한 날엔 
우리 어디든 가자 

어디든 
발길 닿는 데로 가다가 
어디쯤엔가 
후미진 골목 담벼락에 

외롭게 새워진 
포장마차 보이면 

우리 그곳에 앉아 
뜨거운 오댕 국물 안주 삼아 
소주잔이나 기울여보자꾸나. 

그저 아무 말 없이 마주 보고 
앉아만 있어도 

너의 눈은 많은 말을 하고 
내 마음을 너는 벌써 
읽어버리고 말지 

그렇지 않으면 
이곳엔 우리가 찾아 나설 
그 포장마차가 없구나 

이곳의 
가을은 왜 이리도 빨리 오는 걸까 
그리고 봄은 왜 그리도 
더디오는 걸까 

이렇게 찬바람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갈 때는 

가슴 저리게 가고 싶어진다 
우리가 나서 자라고 
그리운 이들이 숨 쉬고 있는 그곳에 

후미진 골목 한 귀퉁이에 
외롭게 서 있는 포장마차가 있고 

털모자 
눌러쓰고 군고구마 구워내는 
따뜻한 인정이 흐르는 그곳에 

훌훌 모두 다 벗어던지고 
가고 싶어진다 

친구야 
눈 부신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는 날 
우리 언제 같이 떠나자 『그대 내안에 강을 ...』

 